그동안 살까 말까 많이 망설였었던 이북리더기를 장만했습니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요, 종이책이 최고란 건 알지만 다 읽고 나면 보관할 곳이 늘 마땅치 않아서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하는데요, 딱 제가 정해놓은 책장 한도를 슬슬 다 채워가고 있었거든요.
이북리더기에 대해 처음부터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여러 제품들을 비교한 끝에 오닉스의 포크3를 최종 선택했습니다.
매우 가볍고 한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라서요, 휴대성 자체는 정말 끝내주는 것 같습니다.
이북리더기 구입 기준: 크레마? 오닉스? 리디북스?
이북리더기의 대표 주자로는 크레마, 리디북스 페이퍼, 오닉스가 꼽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있고요. 그래서 구체적인 기기로는 크레마 그랑데, 오닉스 포크3와 리프를 검토하게 됐습니다.
새 제품 구입 기준으로 크레마 그랑데가 20만원대, 포크3가 24만원대, 리프가 28만원대입니다. 사실 크레마와 오닉스는 제조사는 같다고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구글 어플을 바로 깔 수 있냐 없냐, 중국산 티가 나냐 안 나냐의 차이인데요.
크레마 그랑데가 가장 싸긴 했으나, apk라는 걸 깔아서 앱을 깔아야 하며, 이게 또 액정 귀퉁이에서 빛이 새나가나는 불량 이슈가 있더라고요. 패널을 꾹꾹 누르면 해결된다고 글도 봤는데요, 아니 그건 좀...
기기에서 구글 플레이를 통해 바로 이런저런 앱을 다운받을 수 없는 불편함에 불량 이슈까지 생각하다 보니 크레마는 자동으로 제끼게 됐습니다.
리프 vs 포크3
그렇다면 오닉스. 이건 또 중국산이라 백도어 이슈가 있긴 한데요. 요거 전용 구글 계정을 하나 따로 파도 되는 것이고, 어차피 털릴대로 털린지라 딱히 신경쓰이지 않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오닉스 리프는 바로 지난달 출시된 가장 신제품인데요, 인기가 엄청난지 일시 품절로 예약 주문을 받고 있었습니다. 리프와 포크3의 차이점은 크기. 포크3가 6인치, 리프가 이보다 좀 더 커진 7인치입니다.
이 외 해상도가 살포시 좋아졌다고 하는 등의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여러 리뷰들을 보니 육안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정도는 아닌 듯합니다.
디자인은 리프가 좀 더 예쁩니다. 하얗고 잘 빠진 느낌에 화면도 더 커서 진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나요.
만일 저처럼 둘 중의 하나를 고민한다면요, 내가 이북리더기를 구입하는 목적이 뭔가를 따져보시면 좋겠습니다. 제 경우 어디에서든 갖고 다니기 편한 휴대성, 다루기 편리할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했거든요.
리프는 1인치 커진 거긴 한데요, 확실히 6인치보다는 좀 큽니다. 패딩 주머니에 쏙 들어가긴 좀 어려울 듯해요. 그리고 아무리 좋다한들 이북리더기를 거의 30만원 가까이 주고 구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음.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오닉스 포크3 사용 후기
평생 책은 종이로만 읽는다는 걸 고집해온 저였지만 이북리더기에 매우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구입은 1년 A/S 조항 때문에 공식 수입처인 이노스페이스원에서 했습니다. 배송은 매우 빠릅니다. 주문한 다음날 도착했어요. 패키지도 아래 사진처럼 매우 간단합니다.
구성품도 단출합니다. 기기와 충전기,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보증서가 전부입니다.
전원이 꺼진 대기화면도 저런 그림이 내내 떠있습니다. 처음엔 매우 신기했어요.
일단 전원을 켜고, 언어 선택에서 맨 마지막에 있는 한국어를 선택해주세요. 시간 설정도 한국으로 해주시고요.
와이파이 연결을 해주신 다음에 설정에서 애플리케이션, 구글 앱 가동하기를 체크해줍니다. 그 후에 GSF ID 등록하기를 누르고요, 로봇이 아닙니다를 클릭한 후에 프로텍트 인증을 진행하면 됩니다.
만일 재부팅을 여러 번 해도 인증 활성화가 안 되면요, 펌웨어 업데이트도 한번 체크해보세요. 저는 기기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니까 바로 인증되더라고요.
그러면 설정이 완료됐고요, 앱에서 gboard라고, 한글앱도 설치해줘야 마지막 단계까지 끝입니다. 이후에 구글앱에서 밀리의 서재를 검색해서 다운받으면 돼요.
화면 밝기나 와이파이 연결 등을 제어하려면요,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한번 쓸어내리면 됩니다. 그리고 처음 기기를 켰을 때는 화면이 거의 오렌지 빛이에요.
화면 설정이 그래서 그런 것이니 불량이 아닙니다. 밝기를 높여주면 바로 하얗게 돌아오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장점
장점이라면 일단 눈이 굉장히 편합니다.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아무리 옆의 스탠드를 켜도요, 핸드폰으로 밀리의 서재를 보다보면 눈이 좀 많이 뻑뻑했거든요. 안 그래도 눈이 안 좋은 편이라 더더욱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고요.
그런데 이북리더기를 보면 확실히 그런 건 없습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가면 가격표가 전자잉크로 붙어있잖아요, 딱 그런 걸 보는 느낌이라서 부담은 덜합니다.
밀리의 서재도 잘 구동됩니다. 다만 포크3 내부에서 이런저런 책을 직접 고르기는 좀 불편해요. 느리거든요.
그래서 핸드폰 앱에서 목차와 후기를 보고 책을 서재에 넣은 다음, 이북리더기에서 바로 읽습니다. 실시간으로 반영이 잘 돼 편리합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와이파이 환경에 연결돼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렇게 실시간으로 연결해서 보기 편합니다.
와이파이랑 연결돼 있으면 배터리가 오프라인 환경일 때보다 조금 더 빨리 닳긴 하는데요. 완충도 금방 되기 때문에 배터리를 신경쓸 일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단점
느립니다. 핸드폰 넘어가는 속도를 생각하면 안 돼요. 그 옛날 PC통신이 활발했을 때를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속터질 정도는 또 아니에요.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그런가, 느리게 넘어가도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설탕액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액정 손상이 일어나기 쉬우니 케이스를 끼우거나 해서 조심히 들고 다녀야 해요. 저는 얇은 파우치 안에 넣어다니고 있습니다.
느리다는 것 외에 단점은 아직 없는 듯합니다. 앱 구동도 잘 되고요, 설치도 어렵지 않습니다.
리프를 샀으면 어땠을까, 살짝 궁금하긴 합니다. 하지만 휴대성 부문에서는 포크3가 압도적인 것 같고요, 고작 1인치 차이가 꽤 큰 영향을 미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포크3에서도 책을 읽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화면이 작아보이지도 않고요.
아 그리고요, 이북리더기 특성상 잔상은 남습니다. 특히 위의 화면처럼, 그림이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간 페이지는 앞뒤가 겹쳐 보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구입 전에는 이게 매우 신경 쓰였었는데요. 막상 읽다보니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게 됐습니다. 어떤 책은 종이가 얇아서 앞뒤 글자가 비치기도 하잖아요.
그런 느낌 정도이며, 글씨를 읽는 데 방해가 된다거나 눈에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정 눈에 별로면 새로고침을 한번 하면 됩니다.
저처럼 언제 어디서든 갖고 다니기 편리하고, 각종 앱 사용까지 편리한 기기를 찾고 있는 분들이라면 포크3를 추천해보겠습니다.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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