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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반가사유상 전시

by 오렌지 낑깡 2021.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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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생각이 많아지고, 그 생각을 덜어내고픈 시기에 가면 딱 좋을 전시가 지난달부터 열리고 있습니다. 묵은 기운은 털어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어내기 좋은 곳,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반가사유상.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을텐데요. 반가는, 한쪽 발만 무릎 위로 올린 자세를 의미하며, 사유는 생각하다, 상은 조각상을 의미합니다.

 

즉, 한쪽 무릎 위에 반대편 다리를 올리고 앉아 생각하는 사람. 마치 로뎅의 생각하는 남자를 연상시키는 말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반가사유상은 보다 고요하고 편안한 모습이라는 게 되겠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사유의 방은 민병찬 관장이 취임 이후부터 야심 차게 추친해온 프로젝트입니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출신으로 고려불화대전 등을 기획할 정도로 불교미술과 예술에 아주 정통한 분이며, 국립경주박물관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독특한 점은, 이 국보 두 점을 아무런 제약 없이 바라볼 수 있다는 겁니다. 유리 전시벽을 설치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리에 비친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하염없이 볼 수 있는데요. 

 

전시장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독특합니다. 입구에 쓰인 글귀가 특히 그렇습니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 저 말이 주문처럼 머리에 박힙니다. 어두컴컴한 입구에 들어서면 흑백 파도의 영상이 끝없이 이어지는 미디어 아트가 있습니다.

 

 

저 피안을 건너, 망각의 강을 지나 우리는 깊은 사유의 방에 도달한다는 것을 의미했을까요. 

 

 

황토색의, 좁고 굽이진 모퉁이를 돌면 드디어 우리의 눈 앞에 반가사유상 국보 두 점이 자리합니다. 

 

 

고요한 전시실에는 함께 사유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1400여 년 전, 삼국시대 당시 조성된 이 반가사유상은 당시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을까요. 아무런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니 더욱 미스터리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담아 이 조각을 만들었을까요. 그들도 우리만큼이나 평안과 안녕을 기원했을까요. 

 

이 국보 두 점이 같이 있는 것은 이번에 4번째입니다. 80년대에 1번, 2000년대에 2번 함께 전시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가 유달리 조명 받는 것은 국보 두 점이 같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를 위해 사유의 방이라는 공간을 기획하고, 완전히 새로운 동선과 콘셉트로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전시실 동선은 미세하게 경사져 있습니다. 입구에서 전시 안쪽까지 1도의 경사를 줘서요, 마치 속세에서 산사를 들어가듯 하는 느낌을 냈습니다.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는 각도도 가장 편안하게 올려다볼 수 있도록 27도 가량을 높였고요. 원근법에 따라 반가사유상 뒷부분이 더욱 넓고 웅장하게 보이도록 설계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전시실 안에서는 옅고도 시원한 계피향이 납니다. 황토로 바른 벽 안에는 편백과 계피향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면, 하늘에서 별이 쏟아질 듯합니다. 

 

 

은은하고 향기로운 공간에서, 쏟아질 듯한 별 아래 사유하는 저 두 불상. 

 

오랜 시간을 끊임 없이 생각하며 내면에 집중하는 저 불상을 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감정은 글쎄요, 차마 말로 다 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근래 다녀온 전시 중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자세한 설명을 QR 코드로 접속할 수 있는 엽서도 나눠주고 있습니다. 꼭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종이가 제법 두꺼워서 액자에 보관해도 좋겠습니다. 

 

 

 

공간과 후각과 시각과 촉각이 합일하는 듯한 이곳에서, 모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행복한 연말연시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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