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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구례 사성암의 역사와 가는 법, 주차(Ft. 한국 전통을 간직한 명승지)

by 오렌지 낑깡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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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에는 사성암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절벽 끝에 위치한 아주 작은 암자입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돌길 옆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입니다. 

 

구례군청에서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요, 이곳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짐작이 되실까요. 

사성암의 전경(출처: 구례군청)

 

이곳의 이름은 네 분의 성인이 수도하셨던 곳이라 해서 사성암(四聖庵)으로 따오게 됐습니다. 이곳을 거쳐간 분은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스님들인데요. 

 

바로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 국사, 그리고 진각 국사입니다. 역사책에서, 교과서에 모두 나오는 분들이죠. 

 

중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널리 가르침을 편 의상대사, 같이 중국에 가려다가 해골물을 마시고 번쩍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 전국의 명당 터를 잡은 도선 국사 등의 이야기는 워낙에 유명하니까요.

 

사성암의 전경(출처: 구례군청)

 

워낙에 한국의 관광지, 명승지로 지정된 사성암이라 찾는 이도 많고, 가보려는 이도 많습니다.

 

한 가지 놀라운 건 이곳이 해발 530m의 고지대에 있는 곳이란 점 덕분에요, 밑에서는 안개와 해무가 자욱하게 껴있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면서는 반짝 개입니다. 

 

해무가 더는 올라오지 못하고 산허리 아래에 가라앉아서 그런 것인데요. 문득 시야가 밝게 트이는 느낌이 정말 감동적이고 놀라웠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포근한 솜처럼 올라온 것이 바로 해무입니다. 마치 강이 흐르는 듯하죠? 

 

사성암에서 바라본 해무

 

사성암, 어떻게 가면 좋을까

 

사성암까지 가는 길은 교통은 그렇게 좋진 않습니다. 시골길을 꼬불꼬불 따라가다 나오는 곳이라서요.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솔직히 어렵습니다. 자차는 필수이고요. 

 

그러나 자차로 사성암이 있는 끝까지 가는 건 그리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차댈 곳이 마땅치 않거든요.

 

비록 바로 앞까지 이제는 아스파트길로 포장이 잘 돼 있다고는 하지만요, 산길로 꼬불꼬불 올라가는 거라 차 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대신에 사성암 마을버스 매표소까지 가시고요, 여기서 왕복 버스를 타고 가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매표소 위치는 위의 지도 참고해주시고요. 

 

버스비는 성인 기준으로 왕복 3,400원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등은 왕복 2,800원입니다.

 

만일 이곳에서 사성암까지 걸어서 간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엄청난 경사의 산길이고, 위험해서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꼭 버스를 타세요. 

 

자세한 모습

 

사성암에 가면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이 마애여래입상입니다.

 

절 입구에서 사천왕상을 지나 좁은 돌길을 올라가다 보면 첫 번째로 만나는 전각인 약사전 안에 있습니다. 

 

마애는 뜻은 바위나 돌에 그림이나 부처님을 그렸다는 뜻이고요. 여래는 부처님, 입상은 서 있는 상을 의미합니다.

 

즉, 마래여래입상은 돌에다가 그린, 서 있는 부처님을 의미하는데요.

 

사성암이 총 4분의 스님이 머물렀다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고 했잖아요. 그중에서 해골물과 설총 아빠로 유명한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전설이 남아있습니다. 

 

마애여래입상 상세 모습(출처: 구례군청)

 

 

보통 부처님의 머리를 불두라고 해요, 머리를 볼록 솟은 상투 모양으로 하는데요. 그러한 머리에, 촘촘한 격자무늬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전각 앞에 오르면 구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섬진강과 평야, 지리산의 봉우리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는 11월 13일 새벽에 이곳을 갔는데요. 1년에 보름 정도만 볼 수 있다던 해무, 즉 구름 가득한 안개가 산허리 아래로 너울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바다 같고, 강 같고, 구스 이불처럼도 보이는 해무인데요. 아침 해가 떠도 다 걷히지 않는 이 광경은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값집니다.

 

새벽의 사성암 풍경

 

산 위까지 피어오른 저 구름이 보이실까요. 

 

이런 풍경을 뒤로하고 약사전 위로 올라가면요, 신선각이 있습니다. 

 

산신각

작은 산신각은 매우 소담하고 깔끔합니다. 산신은 남자로 표현했고요, 산신각 옆에 항상 등장하는 동자들과 호랑이가 보입니다. 

 

본래 산신은 여자로 많이 그려졌는데요, 남존여비 사상이 심했던 조선 중후기를 거치며 이 산 전체를 관장한다는 지배자적인 뜻에서 남자 산신이 주로 보여졌다고 하네요. 현재까지도 그래서 산신은 남자의 모습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이죠. 바로 도선굴입니다. 

 

신라의 국사이자 풍수지리, 명당처 찾기의 대사인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바로 그곳입니다. 

 

산신각과 도선굴 입구

 

산신각 바로 옆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틈으로 돼 있는 동굴입니다. 

 

 

저 도선굴이라 써진 입구에서 안을 보면 마치 관세음보살님이 앉아있는 듯한 형상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오마이뉴스

 

이렇게 도선굴까지 가는 길은 나무 데크길이 잘 마련돼 있지만요,

 

사실 약사전까지 올라가는 돌길도 그렇고요, 이렇게 사람이 편안하게 드나들 만한 길이 만들어진 건 20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원래 이 약사전 근처에는 판자촌 집이 하나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스님들의 숙소로 쓰이는 요사채 근처도 모두 절벽, 즉 전각과 절벽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 주지스님 등이 마을사람 2명과 함께 20년간 돌을 쌓고, 길을 내서,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완성했다고 해요. 

 

 

아침 새벽에 피어오른 안개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사성암, 언제 가면 좋을까 

 

저는 사성암에 오려는 분들이라면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정말 아침 새벽 일찍 오기를 추천하겠습니다. 

 

저는 오전 6시 30분이 안 돼 도착했었는데요, 그때도 오신 분들이 4~5분 정도 있더라고요.

 

말씀드렸다시피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이자 명승지여서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요.

 

무엇보다 산 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을 조용하게, 홀로 명상하며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새벽뿐입니다. 내지는 사람들이 모두 내려간 해 질 녘 즈음이겠죠. 

 

돌길 옆 낭떠러지의 나무에게서 삶의 신비와 대단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사성암은 서쪽으로 향해 나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해 질 때가 굉장히 멋있습니다. 이곳의 낙조는 한국의 어느 곳, 전 세계의 어느 곳에도 비견하기 어려울 거예요. 

 

해무와 함께 마시는 커피 한 잔, 해질녁 석양을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들어보는 시간, 참 좋을 텐데요. 

 

 

어느 계절이든 아름답겠지만, 가을철을 추천하겠습니다. 왜냐면 이렇게 안개처럼 포근하게 깔리는 해무를 볼 수 있는 기간이거든요. 

 

아침 해가 뜬 사성암. 그래도 운무는 여전합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들은 바에 의하면, 이곳에서도 내년부터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템플스테이는 절에서 1박 2일 정도 지내면서, 스님처럼 하루를 살아보고, 사찰음식도 먹어보는 체험인데요. 

 

이런 명당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일 듯합니다. 

 

그리고 돌길을 몇 번 왕복하다보면요, 온 다리와 허벅지가 땡깁니다. 다이어트가 절로 될 듯한데요. 

 

 

구례에 갈 일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사성암은 놓치지 않고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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