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이 스위프트에서 차단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의 금융 제재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습니다. 7곳의 러시아 은행으로 오가는 달러가 원천 차단되는데 경제적 타격과 전망 정리해보겠습니다.
스위프트 제재란
스위프트(SWIFT)란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의 약자입니다. 한국어로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라 불립니다.
전 세계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달러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1973년도 설립됐으며 현재 200여개국의 금융기관 1만 곳이 스위프트로 국제 송금과 결제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국가와 금융기관에 필수적인 거래 시스템입니다. 매년 수조 달러가 오가는데, 수출입과 교역의 정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국가간, 기업 간 거래가 불가능해집니다.
달러 패권화에 기여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스위프트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달러화는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이자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달러로 거래 대금을 주고받는 건 것은 매우 안전하고 보장된 거래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스위프트 제재를 가하면 그 나라와는 달러로 교역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달러가 오갈 수 없다는 것은 사실상 수출도, 수입도 할 수 없다는 뜻과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어떤 나라에 물품을 수출했는데 이 나라가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받아야 할 돈을 못 받습니다. 물건은 나갔는데 거래대금을 못 받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수입도 금지됩니다. 기업이 물품을 사오려면 돈을 줘야 하는데 스위프트를 통해 건네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재를 당한 나라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물품은 받았는데 돈은 안 갚아도 되니 이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거래대금 지급 불가로 인해 수출도 안 되지만 수입도 안 되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적 고립이 반강제적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면 타격은 더 심합니다. 물건을 내다 팔 수가 없으니 기업의 경제활동이 엄청나게 위축됩니다.
제재를 받은 나라의 경제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희귀자산이 될 달러 수요가 치솟으며 자국 화폐의 가치가 폭락합니다. 인플레가 극심해집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루블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증시는 47%까지 폭락했으며 모스크바 증시는 임시 휴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으로서 국제 금융거래의 80%를 스위프트에 의존합니다. 때문에 12일부터 제재가 본격화되면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위프트가 경제적 핵무기에 비유되며, 스위프트 퇴출이 러시아에 경제 핵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에 비유되는 이유입니다. 숨통을 정공법으로 조이겠다는 조치인데, 이토록 강력한 제재를 받았던 국가는 현재까지 러시아, 북한, 이란뿐입니다.
러시아의 대응
러시아는 자국 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반출을 금지했습니다. 기준금리를 9.5%에서 무려 20%로 두 배로 올리면서 매우 강력한 경기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 제재라는 약점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에도 미국은 이를 무기로 러시아를 압박한 적 있습니다. 때문에 러시아는 국제 거래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을 20%에서 16%대로 조금씩 줄여나갔습니다.
더불어 스위프트를 대체할 수 있는 러시아 자체적인 금융결제 시스템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금융시스템에는 러시아 은행만이 가입해 있습니다. 대금을 주고받을 유럽의 주요 은행은 극도로 소수입니다. 스위프트라는 훨씬 더 훌륭하고 안전하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입니다.
널뛰는 비트코인과 위안화
이번 제재는 가상화폐와 위안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러시아가 달러 외 다른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시세가 오른 겁니다. 위안화 역시 러시아가 스위프트 대신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에 그 가치가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에서 러시아의 암호화폐 구입 차단을 할 것이라 예고하자 비트코인 시세가 휘청하는 등 그 여파가 전방위로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제재로 인한 우리나라 기업과 교민들의 패해도 막대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유학생과 현지 기업 간 송금 및 카드결제가 불안해지는 상황입니다.
자동차와 부품 기업의 경우 수출의 40%를 러시아가 차지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014년 크림반도 당시에도 승용차와 타이어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에서 유럽은 뒤로 한발 살짝 뺀 모양새입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럽은 러시아의 특정 은행만 콕 집어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중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로방크가 없습니다. 러시아 천연가스 대금을 계속 지불할 수 있는 통로를 남겨둔 셈입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는 게 인도적으로 맞습니다.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치와 여건으로 인해 러시아에 천연가스를 비롯한 밀 등을 크게 의지하고 있는 만큼 아슬아슬한 위치로 대테러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제재가 가까워질수록 러시아의 숨통도 조여들 전망입니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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