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률 지식

징역과 집행유예, 선고의 과정 분석 - 양형 체험 프로그램

by 오렌지 낑깡 2022. 12. 15.
반응형

범죄마다 형을 선고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벌금형, 징역형, 집행유예의 선고 과정을 '내' 일처럼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겼습니다. 대법원 산하기관인 양형 위원회에서 '양형 체험 프로그램'이란 재미있는 내용을 하나 만들었네요. 

 

범죄와 형량의 관계

죄를 지으면 벌을 받습니다. 죄의 종류에 따라 벌도 달라집니다. 이렇게 죄에 따른 벌을 정하는 것을 양형이라고 하며, 벌을 정하는 기준을 양형 기준이라고 합니다. 

 

양형 기준은 대법원 산하의 양형위원회에서 정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법전을 읽어도 기준이나 내용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양형위원회에서 범죄의 종류별로 생생하게 그 선고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법정 미니 드라마를 보듯이 재미있습니다. 미드나 여러 드라마에서 변호사들끼리 벌이는 쟁쟁한 설욕전을 좋아하셨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양형위원회의 홈페이지로 이동하면 됩니다. 

 

 

 

 

국민 양형체험 프로그램

대한민국 대법원 양형위원회 국민 양형체험 프로그램 웹사이트

www.scourt.go.kr

 

당신이 판사입니다 

양형 체험 프로그램의 슬로건은 '당신이 판사입니다'. 프로그램 참여자가 판사가 돼 피고인과 변호인, 검사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판결을 내립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했으며 체험자가 내린 판결과 실제 구형된 양형을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가중처벌과 감경처벌의 사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얼마나 리걸 마인드를 가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재밌는 프로그램입니다. 

 

사건의 종류는 총 10가지입니다. 횡령, 마약, 상해, 방화, 도주치상, 공무집행 방해, 강제추행, 사기, 살인, 절도에 관련한 영상을 보고 판결을 내리면 됩니다. 

 

사건구분

 

여러 범죄들 중에서 절도, 사기, 공무집행방해, 상해, 횡령, 강제추행은 등은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범죄들입니다. 

 

저는 최근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는 마약으로 양형 체험을 진행해봤습니다. 이 사건도 실제 일어났던 마약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어느 날 친구가 택배를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별 것 아니겠거니 하고 친구인척 대리 수령했는데, 알고 보니 그 택배는 외국에서 밀반입한 대마초 1.8kg이었습니다.

잠복한 형사들에 의해 택배를 받는 현장에서 검거된 나. "친구가 부탁해 받은 것뿐이다. 무엇이 들었는지는 몰랐다"라고 하지만, 과연 이 '나'는 무죄일까요, 아닐까요. 

<마약 양형 프로그램 사건의 골자>

 

사건의 재연뿐 아니라 검사, 변호사의 논리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각 영상도 2~4분으로 길지 않아 몰입감도 있습니다. 

 

이 짧은 체험 프로그램 안에 피고인이 작성한 탄원서도 있습니다. 보통 재판을 진행하면 판사에게 양형에 참작해달라는 내용으로 탄원서를 보냅니다. 

 

탄원서

 

혹은 반성문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런 탄원서, 반성문은 형을 낮추는 데 약 63%에서 효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억울하게 연루됐거나 소명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탄원서나 반성문은 꼭 준비하는 게 좋겠지요. 

 

반성문의 효과와 실제 형 감경 사례 분석(승리vs조주빈)

 

반성문 쓰는 법과 양식, 핵심 요소 4가지 (대필업체vs직접 작성)

 

 

피고인의 탄원서까지 보고 나면 이제 판사가 돼 양형 선고를 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신중하게 결정하에 주십시오."라는 문구 때문인지 조금 엄숙해집니다.  

 

최종결정

 

관련한 법령이 나오며, 이를 참고해서 징역과 벌금형, 집행유예까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조차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실제 재판에서는 이와는 비할 수 없이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하겠지요. 문득 판사란 극한직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판사가 돼 선고를 하면 실제 당시의 사건에 대한 판결문이 뜨면서, 나의 판결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얼추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실제 판결에서는 징역 3년에 4년간의 집행유예가 떴네요. 

 

실제판결문

 

법률상으로는 징역 2년 6개월부터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데요.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범행이었다는 게 가중요소로 참작됐습니다. 때문에 6개월의 형량이 늘어난 징역 3년이 됐습니다. 

 

법원의 선고 절차는 이런 프로세스로 진행된다는 점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서로 간의 팽팽한 논리와 대립을 모두 참고해 양형의 가중과 감형을 판단하고 이를 통해 최종 선고를 하게 되는군요. 

 

간략하게나마 판사의 역할과 사법부의 기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범죄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무죄 혹은 감형을 주장하는 것이 유리할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데도 이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징역, 벌금, 집행유예는 어떻게 정해질까 - 사법부의 양형기준

댓글